10화 엘프

본래 엘프는 오만한 종족이라 자신들 외의 종족은 하대하기 마련이다. 워낙 장수하는 종족이다 보니 그들의 입장에서 인간 같은 건 그저 하루살이 같은 존재에 불과했으니까. 그래서 ‘칼로스’ 시절의 나는 엘프의 장수 비결을 알아내고 싶어 수많은 엘프를 쥐어짰던 적이 있다.하지만 내 능력이 타고난 것인 것처럼 그들 또한 그렇게 태어난 것이라 알아낼 방법은 전혀 없었다. 다만 그 과정에서 신의 … 더 읽기

9화 타고난 생존가

수많은 상념으로 꼬박 밤을 지새운 나는 동료들과 함께 두 번째 마을을 향해 이동했다. 두 번째 마을도 그리 멀지 않아 반나절 정도가 지나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런데 도착해보니 풍경이 이상했다. 주변에 몬스터가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았고, 대신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작은 집이 눈에 들어왔다. 주변을 둘러보니 몇몇 가구는 사람이 살고 있는 듯한 온기가 느껴졌다. 처참했던 이전 … 더 읽기

8화 죄의 잔해

고전? 무슨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인가. 나는 헛웃음이 나오는 것을 간신히 참았다. 당시의 나는 상대와 전투할 때 항상 놈들의 한계치가 궁금했을 뿐이다. 그래서 바로 숨통을 끊는 대신, 끊임없이 도발하며 녀석의 능력을 극한까지 끌어올리곤 했다. 그래야 가장 잘 익었을 때 그 열매를 따 먹는 보람이 있으니까. 칸쟈크 때도 마찬가지였다. 일반 늑대보다 스무 배는 더 거대한 덩치를 … 더 읽기

7화 정식 파티원이 되다

“아무리 봐도 놈들의 전력으로 봐서는 최소 브론즈 파티 수준은 됐을 텐데.” 아차. 도망친 그놈이 레이나 일행에게 무언가 설명을 한 모양이다. 나는 당황한 기색을 지우며 얼른 대꾸했다. “어? 어떻게 아셨죠? 안 그래도 오던 길에 도적 셋을 만났습니다.그런데 정말 운이 좋았어요. 한 놈은 휘두른 칼이 나무에 깊숙이 박혀서 뽑질 못하고 버벅거렸고, 다른 놈은 다리를 크게 다친 상태였거든요. … 더 읽기

6화 보이지 않는 수호자

뒤쪽에 서 있던 녀석이 악에 받친 고함을 지르며 나를 손가락질했다. 지난번 숲에서 내게 그릇을 맞아 눈이 찢어지고, 칼까지 빼앗겼던 바로 그놈이었다. “저놈입니다! 저놈이 분명 칼로스의 유물을 훔친 놈일 겁니다!” 우두머리가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하나만 묻지. 네놈이 칼로스의 유물을 가져갔나?” “그럴리가요··· 하···” 내가 칼로스 본인인데 무슨 유물을 가져가나, 나 원 참. 내가 피식 웃자. 녀석이 … 더 읽기

6화 보이지 않는 수호자

뒤쪽에 서 있던 녀석이 악에 받친 고함을 지르며 나를 손가락질했다. 지난번 숲에서 내게 그릇을 맞아 눈이 찢어지고, 칼까지 빼앗겼던 바로 그놈이었다. “저놈입니다! 저놈이 분명 칼로스의 유물을 훔친 놈일 겁니다!” 우두머리가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하나만 묻지. 네놈이 칼로스의 유물을 가져갔나?” “그럴리가요··· 하···” 내가 칼로스 본인인데 무슨 유물을 가져가나, 나 원 참. 내가 피식 웃자. 녀석이 … 더 읽기

5화 첫 전투(2)

칼로스의 영혼은 아니지만, 그 말에 순간 가슴 한구석이 뜨끔했다. ‘…정곡인가.’ 정체를 들킨 줄 알았던 당혹감을 숨기기 위해 입술을 잘근 씹었다. 하지만 녀석은 내 반응을 살피는 대신, 아까보다 훨씬 신중하게 거리를 좁혀왔다. 녀석은 주먹을 휘두를 때와는 전혀 다른 무게감으로 움직였다. 기세를 보니 못해도 상급정도의 베테랑 실력자이다. 반면 지금의 나는 기껏해야 하급 워리어 수준이나 될까. 녀석은 나보다 … 더 읽기

4화 첫 전투(1)

뜻밖의 거절에 나는 순간 멍해졌다. 수많은 이들이 내 발치에 엎드려 제발 동행해달라고 애원하던 시절이 머릿속을 스쳤지만, 지금의 나는 그저 비루한 한스 아닌가? 쉐론은 약간 어이없다는 눈빛으로 나를 훑어보며 말을 이었다. “음··· 솔직히 한스, 당신은 우리 전력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아.” ” 우리는 나름 베테랑, 스펠 메이지, 스펠 소드로 구성된 중급 브론즈 파티거든. 우리 … 더 읽기

3화 내이름은 한스

“한스! 한스! 일어났어요?” 숙취로 깨질 듯한 두통과 함께 눈을 떴다. 어제 마을 사람들과 어울려 마신 싸구려 술이 문제였다. ‘······빌어먹을.’ 갈라진 입술 사이로 신음이 새어 나왔다. 어쩌면 이렇게도 비루한 몸이란 말인가. 몇 잔의 술조차 이겨내지 못해 허덕이는 꼴이라니. 근육 하나 잡히지 않은 앙상한 팔다리와 조금만 움직여도 비명을 지르는 장기들까지, 정말이지 잘난 구석이라곤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었다. … 더 읽기

2화 칼로스의 죽음

신이 말한 ‘인과(因果)’. 그것은 내가 지난날 눈물 흘리게 했던 수많은 원망과, 어딘가 내 피를 이어받아 숨 쉬고 있을 인연들. 그리고 내가 과거에 대륙을 헤집으며 무심히 싸질러놓은 온갖 형태의 흔적들을 말하는 것일까? “난 이제 ‘무(無)’로 돌아갈 거야. 마지막 자비로 네가 그토록 갈망하던 젊음을 주지. 하지만 너에게 허락된 시간은 딱 10년뿐이야.” “···어째서 10년입니까? 차라리 이대로 데려가시는 게 … 더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