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화 수상한 편지

녀석들은 쉐론의 무지막지한 검격과 쏟아지는 마법에 사방으로 튕겨 나갔고, 내 변칙적인 칼날에 발목이 잘려 나가며 순식간에 우왕좌왕 괴멸당했다. 마침내 피칠갑이 된 채 마지막으로 남은 두목 녀석이 바닥을 기며 손을 싹싹 빌었다. “잘······ 잘못했습니다! 한 번만 살려······!” “늦었다.” 쉐론이 매정하게 마검을 휘둘렀고, 도적 무리는 그렇게 반항 한번 못한 채 전멸했다. 핏방울이 맺힌 검을 털어내던 쉐론이 슬그머니 … 더 읽기

29화 한밤중에 산적들

그렇게 쉐론과 나는 잠시 정들었던 리버포드를 떠났다. 우거진 수풀을 헤치며 탁 트인 큰길로 나설 때쯤, 나는 옆에서 걸어가는 쉐론에게 슬쩍 말을 건넸다. “이제 어디로 가면 되지, 쉐론?” 그 순간, 쉐론이 걷던 걸음을 뚝 멈추더니 눈을 가늘게 뜨고 나를 사납게 째려보았다. “이 자식이 이제 말을 놓네? 내가 나이가 몇인데. 나 82세야, 82세! 어디서 파릇파릇한 인간 꼬맹이가 … 더 읽기

28화 연구일지

머리를 긁적이며 해맑게 웃는 그 얼굴을 마주한 순간. 지칠 대로 지친 내 마음속에서, 저 새끼를 그냥 확 한 대 쥐어박고 싶다는 강렬한 충동이 치밀어 올랐다. 우리는 일단 연구실 안으로 들어갔다. 칼로스에 대한 언급이 있어 들키면 골치 아파질 메모리얼 크리스탈은 이미 내 매직백에 챙겨 두었으니 이곳엔 없다. 그렇게 우리는 함께 실험실 구석구석을 탐색하였고, 나는 어제 챙겨 … 더 읽기

27화 악령의 숲(2)

화아아아악―! 봉인이 풀리는 순간, 뼈마디 마디와 피부의 모든 숨구멍을 타고 억눌려 있던 칼로스의 진정한 마력과 무력이 폭발하듯 터져 나왔다. 장난치듯 웃어대던 리치의 안광이 거칠게 흔들렸다. 놈이 본능적인 죽음의 위기를 직감하고 비명을 질렀다. 《 이, 이 기운은······?! 위험하다! 막아라! 당장 막아라!! 》 리치의 명령에 해골이 된 시리아가 마법을 전개하고, 미스릴 파티의 언데드들이 광기에 사로 잡혀 나를 … 더 읽기

26화 악령의 숲(1)

60년전쯤, 온통 피로 얼룩져 메말라가던 내 삶에 아주 잠깐이나마 따스한 위로가 되어주었던 여자 마법사. 마법사의 거의 정점을 찍었던 그레이트 메이지의 그녀. ‘이름이······ 그래, 시리아였지.’ 당시 시리아가 폐병의 치료제로 밤낮을 새워가며 연구하던 핵심 약초가 바로 그 실버문이었다. 내가 기억하기로, 그녀는 마침내 그 폐병을 치료할 방법을 찾아냈다고 했다.그리고 이를 세상에 전면 배포하겠다는 계획과 함께, <이 약초가 고통받는 … 더 읽기

25화 그레이트 메이지

불안한 눈빛으로 조심스럽게 봉투를 뜯고 편지지를 펼쳐 내리던 레이나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늘 차분함을 유지하던 그녀의 연갈색 눈동자에 왈칵 눈물이 그렁그렁하게 차올랐다. “······할머니께서 위독하시대요. 본가에, 본가에 가봐야 할 것 같아요.” 우리는 일단 브린델 왕국으로 향하려던 계획을 다음으로 미루고, 급히 레이나의 본가가 있는 ‘아스란 왕국’으로 기수를 돌렸다. 우리가 있는 수도 루미나리스에서 아스란 왕국까지는 … 더 읽기

24화 빛바랜 편지

내 눈으로 직접 이 유물들의 성능을 확인했으니 확신할 수 있었다. 이 정도 전력이라면, 앞으로 마주할 웬만한 상대들은 우리를 절대 만만하게 보지 못할 것이다. 우리는 그렇게 한 주 동안 신나게 몬스터를 해치우며 던전을 누볐다. 마침내 던전 입구에서 흘러나온 우리는, 영지에 복귀하자마자 영주가 소개해 준 고급 여관으로 직행했다. 푹신한 침대에 누워 은은한 향이 도는 등불을 바라보고 있으니 … 더 읽기

23화 던전(2)

뜬금없이 쉐론이 빌이 마셔야 할 ‘아틀라스의 정수’의 냄새를 맡고, 그 와중에 마법사인 레이나는 쉐론이 껴야 할 귀걸이를 신기한 듯 만지작거리고 있었고, 탱커인 빌은 내 목숨줄이나 다름없는 ‘도망자의 신발’을 유심히 들여다보며 발을 들이밀려 하고 있었다. 아이템과 주인이 전부 거꾸로 매칭되고 있는 대환장 파티였다. ‘아······ 미칠 것 같다, 진짜······.’ 저 귀한 유물들을 엉뚱하게 낭비하는 꼴을 볼 생각에 … 더 읽기

22화 던전(1)

저녁 무렵이 되어서야 우리는 여관에 다시 모였다. 다들 각자 맡은 보급품을 정리하느라 분주한 와중에, 빌이 나를 보며 한마디 건넸다. “한스, 음식 챙기느라 옷 같은 필수품은 다 빼놓고 넣은 건 아니지? 우리도 어느 정도 챙겼으니, 너무 음식만 무식하게 채워 넣는 건 안 좋아.” 내가 가진 매직백의 진짜 용량을 모르는 빌로서는 당연히 할 만한 걱정이었다. 나는 그저 … 더 읽기

21화 은밀한 빌드업

이 세계의 무력은 보통 6단계의 등급으로 분류된다. 가장 흔한 모험가를 예로 들면 스톤, 브론즈, 아이언, 미스릴, 아다만티움······ 그리고 나 정도로 나뉜다. 다른 클래스도 마찬가지다. 전사의 등급을 나누면 워리어, 베테랑, 익스퍼트, 마스터, 그랜드 마스터······ 그리고 나. 마법사는 메이지, 스펠 메이지, 하이 메이지, 아크 메이지, 그레이트 메이지······ 그리고 나. 마검사 역시 매직 워리어, 스펠소드, 룬 나이트, 매직 … 더 읽기